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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업계, “암호화폐 규제 그만”

    • 박혜원 기자
    • |
    • 입력 2021-01-20 11:07
    • |
    • 수정 2021-01-20 11:07

암호화폐 산업을 다루는 업권법 제정 필요

△블록체인 업계, “암호화폐 규제 그만”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규제 프레임으로 인해 암호화폐 산업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온라인으로 ‘블록체인 산업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암호화폐 가상자산업권법 TF 1차 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는 미국의 암호화폐 제도와 금융기관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국내에선 블록체인 업계를 중심으로 암호화폐(가상자산) 산업 전반을 다루는 업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등 금융 선진국은 기존 금융 산업을 혁신하는 보완재로 암호화폐를 바라보고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규제 프레임에만 머물러 있어 산업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금융 산업에서 암호화폐를 다룰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커스터디(수탁) △비트코인 ETF △암호화폐 선물거래 등 다양한 암호화폐 기반 금융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미국은 자국 내 모든 은행에 암호화폐 수탁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재무부 산하 은행규제 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은 암호화폐 수탁은 은행의 수탁 기능이 디지털 사업으로 확장된 것이라 설명하며 연방 정부와 정부 인가를 받은 상업은행 및 저축은행은 암호화폐 사업이 가능하도록 확인서를 공개했다.

더불어 암호화폐 전문 업체들도 주 정부 신탁업 허가를 받아 규제를 준수하며, 기관 대상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 수탁 업체 앵커리지는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법 은행 인가를 조건부 승인받아, 최초의 연방 암호화폐 은행이 됐다.

미국에서는 암호화폐 펀드 판매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제도권에서 지원하며,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펀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현재 운용규모는 약 235억 달러 규모이며, 시카고 선물거래소(CME)는 2017년 12월 비트코인 선물 시장을 개설했고 올해 2월 중에는 이더리움 선물 시장도 제공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는 은행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금융 기업은 규제로 인해 수탁, 집합 투자 업체, 투자중개업 등의 사업이 불가능하므로 비트코인 펀드 상품 출시가 불가능하며,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도 마찬가지다. 국내 선물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선물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규제 환경이 여전히 기업들의 암호화폐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통과되고, 암호화폐 거래 차익에 20% 세금 부과가 결정되면서 암호화폐 산업 법제화의 첫발을 뗐다.

하지만 아직 블록체인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특금법과 암호화폐 과세 모두 특정 의무를 이행하도록 만든 규제법으로 인해 암호화폐 발행·제공·거래·투자자 보호 등 산업 전반에 필요한 기본적인 규정이 법제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간담회에서 “미국의 금융 정책변화는 디지털에셋과 금융 서비스가 결합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디지털에셋 시장에서 리딩 국가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바람직한 업권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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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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