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들의 주요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구글 트렌드에서 ‘NFT’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 구글 검색 키워드는 0부터 100까지 점수를 부여하는데, 100점에 가까울수록 인기가 많은 검색어라는 의미다. 검색어 ‘NFT’는 2월 중순 15점, 3월 초 64점, 3월 8일부터 최대치인 100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NFT는 암호화폐 만큼이나 주목받고 있지만, NFT를 향한 업계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NFT는 대체불가능한토큰(Non-Fo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NFT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지만, 일반 암호화폐와는 달리 각각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담고 있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1개의 가치는 모두 같지만, NFT가 적용된 코인들은 서로 다른 코인과 대체 불가능한 별도의 인식 값을 갖게 되어 코인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그동안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하기 쉬워 원본의 의미가 희박하고 소유자를 명확히 지칭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NFT는 유일무이한 고유성과 소유권 증명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영상·그림·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세계의 원작으로 만들 수 있으며, 해당 작품의 원작자 및 현재 소유자 등의 모든 세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더불어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최초 발행자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으며, 소유권 및 판매 이력 등 관련 거래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 미술계, NFT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나와
-NFT, 사기꾼과 범죄자를 위한 것
미술계에서는 무형의 콘텐츠인 NFT가 희소성과 유일성을 앞세워 소장 가치를 극대화하는 점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비플(Beeple)의 NFT 작품은 경매를 통해 6,934만 달러(한화 약 782억 원)에 판매됐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NFT는 사기꾼과 범죄자를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체 뭘 소유한다는 말이냐”라며 “작품을 봤는데 대체 뭔지 도저히 알아 볼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 이중섭·김환기·박수근 NFT 경매 중단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이중섭·김환기·박수근의 그림이 NFT로 제작돼 온라인 경매로 판매될 예정이였지만, 해당 NFT의 진위 및 저작권 논란이 불거지며 경매는 잠정 중단됐다. 작품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실물 소유권자뿐만 아니라 저작권자의 동의도 구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던 것이다. 이번 사건은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NFT 미술 시장의 맹점이 드러난 것이다.
◆ 아티스트에게는 기회의 장?
저작권에 민감한 음악 업계에서는 NFT가 그동안 음악 산업에서 요구돼왔던 투명한 정산과 탈중앙화를 동시의 잡을 수 있는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NFT를 활용한다면 음원 원작자, 음원 NFT 구매자 등의 모든 정보가 투명해 저작권과 정산 분쟁의 소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뮤직비디오, 앨범, 화보 등의 콘텐츠를 NFT로 발행해 판매할 수 있고, 팬들은 이를 구매 및 소장할 수 있다.
NFT를 향한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국내에서는 NFT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고, 이세돌9단과 인공지능 파파고의 대국이 NFT로 거래되는 등 NFT가 적용되는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 NFT와 함께 메타버스 열풍으로 인해 메타버스와 NFT 관련 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메타버스 기반 암호화폐 플랫폼 ‘코빗타운’을 준비 중이며, Nonamed라는 활동명의 NFT 작가와 함께 총 2점의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K팝과 NFT 기술이 빠르게 결합하고 있다. K팝의 강력한 팬덤과 NFT의 고유성이 만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NFT는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정판 굿즈를 소유하는 것과 비슷한 교과가 있다. 이에 자신만의 특별한 굿즈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많은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가수 강다니엘은 최근 온·오프라인 팬미팅을 개최하며, NFT 포토카드를 디지털 굿즈로 제작했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한국은행도 미술 작품이나 저작권 등의 NFT를 어떻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교환할 수 있을지 연구 중이라고 밝혔으니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업계에서 NFT의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만큼 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NFT를 향한 시선은 이중적이지만, NFT는 더욱 더 인정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전 세계 온라인 미술시장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124억으로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미술시장의 대중화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과 동시에 NFT에 대한 과대광고와 비판도 커져가며 NFT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단순한 투기적 자산이 아닌 디지털 제품 생성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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