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러시아 보물선에 금괴가 실려 있다며 투자 사기를 친 '돈스코이호 사건'의 연루자들이 네이버 밴드를 통해 비슷한 형태의 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돈스코이호 사건 피해자 등은 류 전 대표가 네이버 밴드를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집 중이라고 전했다. 류 전 대표는 사기 행각이 드러나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그는 '송명호'라는 가명의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었으며 50~100만 원 상당의 투자를 통해서만 해당 밴드에 가입할 수 있다. 밴드 내 등급이 투자금액에 따라 나뉘며 송명호는 밴드내 '유니버셜그룹 총회장'이라고 부른다.
밴드 관리자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암호화폐들을 나눠주면서 투자금을 통해 식품회사 인수, 화장품 회사 설립 등 수익 창출 계획을 밝혔지만, 피해자들은 실제로 지켜진 게 없다고 호소했다.
밴드를 관리하고 투자자를 모으는 일은 잠적한 류 전 회장 대신 8명의 지사장이 담당했는데 피해자들은 지사장들이 투자금 10%를 수수료로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비트코인 등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로 교환해 류 전 회장에게 도피자금으로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실제로 2019년 12월 지사장으로 지목된 한 인물의 암호화폐 지갑에서 '송명호'에게 비트코인 3.94개(약 2억 원)가 지급된 내역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7월 류 전 대표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가짜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나눠주면서 투자금을 모은 바 있다. 사기 행각이 발각 된 후 'SL블록체인그룹'으로 사명을 바꿔 '25조 원어치 금광석이 매장된 광산을 개발하겠다'며 다시금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SL블록체인그룹마저 수사 대상에 오르자 사명을 '유니버셜그룹'으로 변경했다.
현재 밴드에는 아직 300여 명이 남아 있으며 투자자들 중 노인과 장애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호화폐로 주범에게 돈을 송금한 증거들이 나온 만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밴드 운영과 관리자 모집을 주도한 지사장 등 10여 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 접수 후 피해자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밴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검토해 관련자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검찰은 김모 유니버셜그룹 전 대표이사를 류 전 회장의 투자 사기 공범 기소된 유니버셜그룹 대표 김모씨의 공판에서 징역 7년과 14억 상당의 예금채권 몰수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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