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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허위 암호화폐 거래량 입력, 형법상 ‘위작죄’ 해당”

    • 강성경 기자
    • |
    • 입력 2020-08-28 13:04
    • |
    • 수정 2020-08-28 13:04

암호화폐 거래소 ‘코미드’ 대표 최모씨 징역 3년 선고 원심 확정

▲대법 “허위 암호화폐 거래량 입력, 형법상 ‘위작죄’ 해당”

실제 존재하지 않는 암호화폐 잔고로 거래량을 부풀린 행위가 형법상 ‘위작’ 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건자기록 위작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암호화폐 거래소 '코미드(KOMID)' 대표 최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대주주 겸 사내이사 박모씨에게 징역 2년을 확정했다.

최씨 등은 2018년 1월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차명 계정을 만들고 전산조작을 통해 500억원 대의 암호화폐와 원화 잔고를 허위 입력, 이를 거래에 이용해 300억여 원의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조사 결과, 실제로 해당 계좌에는 돈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허위 충전한 암호화폐와 봇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매를 가장한 거래량 부풀기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체결하기도 했으며, 고객예탁금 계좌에서 개인계좌로 20억원을 인출한 뒤에 16억원을 신주발행 청약증거금 명목으로 법인 계좌에 입금해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사전자기록등위작에 해당하고, 거래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해 다른 회원으로부터 이익을 취한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기소했다.

형법 제232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 등은 사전자기록위작의 ‘위작’은 권한이 없는 자가 유형물을 위조한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공소사실이 사전자기록위작죄의 성립 요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재판에서는 사전자기록위작의 ‘위작’에 대한 정의를 놓고 재판부의 판단이 엇갈렸다. 다수의견의 재판관 8명은 “시스템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권한을 남용해 허위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 ‘위작’에 포함된다고 봤다”며 “암호화폐 거래소의 본래 운영 취지에 입각해볼 때 최씨와 박씨의 행위는 시스템 설치·운영 취지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의견 5명은 “사전자기록 위작에 권한남용적 무형위조를 포함하는 것은 사전적 의미에 맞지 않다고 해석했다”며 “시스템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 시스템 전자기록에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것은 회사의 의사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관 5명은 “형법 제232조의2에서 ‘위작’은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성하거나 전자기록의 생성에 필요한 단위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권한을 남용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고 시스템 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위작’에 포함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들며, 허위 정보에 근거해 회원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사기죄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고객예탁금에서 빼낸 3억4천만원을 추징했다. 나머지 코미드 간부 3명에게는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실제 존재하지 않는 암호화폐 잔고로 거래량을 부풀린 행위가 형법상 ‘위작’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번 대법원의 판단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암호화폐 이용 범죄에 미칠 판례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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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경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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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 jaeung
  • 2020-09-01 11:32:05

좋은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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