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블코인에 이어 암호화폐 커스터디(수탁)에 대한 규칙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업계 한 소식통을 참고, SEC가 암호화폐 기업의 적격 수탁자 자격 요건에 대해 강화한 규칙 개정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SEC는 오는 15일 규칙 변경을 제안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써 사실상 암호화폐 기업의 공인 수탁기관 자격 취득을 어렵게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이번 규칙 변경이 확정될 시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인 기관들은 고객 자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라며 “수탁 협력사 등에 기습적인 감사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이는 쉽게 말해 SEC의 제안이 통과된다면 암호화폐에 투자한 헤지펀드, 특정 벤처캐피털(VC), 연기금 등의 기관은 암호화폐 기업에 투자금을 보관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해당 제안이 승인되려면 약 5명으로 구성된 SEC 위원회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며, 대중의 의견수렴을 거친 뒤 최종 투표에서 가결되야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SEC로부터 미등록 서비스 제공 혐의로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 및 벌금 3,000만 달러(한화 약 377억 원)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날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회사들에 “들어와 법을 따르라”고 경고했다. 또한 SEC는 스테이블코인 BUSD를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 발행사 팍소스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SEC의 공격적인 규제가 지속되자 업계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월가 유명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한 보고서를 통해 “SEC의 BUSD 제재 이후 더 엄격한 규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미 당국이 USDC(USD코인), USDT(테더) 등 다른 주요 스테이블코인도 제재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향후 SEC의 폭군적인 행보로 인해 암호화폐 생태계가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 지켜보려고 한다.

한편 지난 13일(현지 시각) 코인데스크와의 한 인터뷰에서 알고랜드 재단(Algorand Foundation) 스테이시 워든(Staci Warden) CEO는 SEC가 명확한 규제 지침이 없는 와중에 강제 집행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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