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및 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다가올 급격한 가격 하락을 미리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고 계속 신규 투자자를 모집한 정황이 포착돼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23일 경향신문은 미국 투자자들이 해당 행위가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에게 금융 상품을 구매하라고 유혹한 일종의 ‘불완전판매”라고 집단소송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민사 소장에는 테라 시스템을 운영 및 조정하는 비영리단체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관리위원 레미 테톳은 테라 폭락 이후 제출한 분석자료에 “우리는 (테라의)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의 20% 이율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는 의견이 담겨있었다.
레미 테톳은 “나는 테라 시스템이 성장하면서 이율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고이율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돌아보면 20%의 이율은 결과적으로 실수였다. 이는 (가격) 방어 메커니즘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테라의 수요를 너무 빠르게 증가시켰고, 이 같은 성장은 시스템이 조정될 시간을 주지 않고 취약성을 키웠다”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앵커 프로토콜이 정상적인 금융서비스가 아닌 사실상 ‘미끼 상품’이었다는 발언도 포함됐다. 그는 “20%의 수익률은 본질적으로 마케팅 예산과 고객 획득 비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투자자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돌려막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미국 투자자 중 한 명인 닉 패터슨은 “새 투자자들이 계속 유입되지 않는다면 죽음의 소용돌이(테라와 루나가 서로의 가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투자자들은 고소장에 “피고들이 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투자자들을 유입시켜 가상통화 가격을 부풀리고, 자신들이 보유한 가상통화를 팔아 상당한 이윤을 남기려고 의도했다는 것”이라며 “실제 이들은 수십억 개의 루나를 시중에 팔았다”라고 비난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 법인, 루나파운데이션사드 등을 상대로 민사 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이에 향후 테라 및 루나에 막대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번 소송을 통해서 재산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지난 2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새로 출범한 ‘테라 2.0’에서도 루나 2.0 약 2,000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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