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서방의 금융 제재 회피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사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업체 전문가들은 과도한 걱정이라며 안심시켰다.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정부에 자금세탁방지 정보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인알리시스(Chainalysis Inc.)의 공동창업자 조나단 래빈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가상화폐를 회피책으로 사용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래빈은 “러시아가 국제 금융 제재를 피하고자 조직적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다른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이 러시아의 제재 도피처로 이용될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래빈을 더불어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은 러시아인들이 직면한 대규모 제재 회피책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다"라고 전했다. 즉, 암호화폐 시장이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양을 지원할 만큼 충분한 시장을 구축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가상자산 인프라 역시 미미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의 유동성 부족도 제시했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국(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 전 디렉터인 마이클 모시에는 “가상화폐 시장에는 러시아가 하루아침에 암호화폐로 돌아설 수 있을 정도의 유동성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으로 금융 제재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는 급락했으며 모든 달러 송금이 스위프트 제재로 막혀있는 상황이라 현재 러시아 은행도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정계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해 러시아가 금융 제재를 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미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가상화폐 시장을 ‘무법천지’라 부르며 제재 위반자가 생겨도 적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는 현재 금융 제재를 받고 있다. 스위프트를 시작으로 금융 제재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3일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가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하며 자회사인 겜미(GMEE), 림포(Lympo) 등도 서비스 중단 반열에 합류했고 애플,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은 향의 표시로 러시아 내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사업 철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더 많은 기업이 금융 제재에 동참해 우크라이나 침공사태가 속히 끝나기를 희망한다.

한편, 지난 8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러시아 금융 제재에 동참하며 불법 행위를 하는 개인과 단체의 월렛 약 2만 5천여 개를 차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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