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의 수수료가 최근 일주일새 10배 가까이 올랐다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일부터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토큰들의 전송 수수료가 오르고 거래가 지연돼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거래소 에프코인(FCoin)이 토큰 상장 시스템을 변경하면서 거래소에 자신들의 코인을 상장시키고자 하는 개발사들이 일제히 에어드롭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4일 이더리움 정보 제공 사이트인 이더스캔에 따르면 표준 이더리움 전송 수수료는 77그웨이(gwei)다. 그웨이는 이더리움 전송 수수료인 가스의 단위로 이더리움 가격의 약 1억분의 1이다. 전송수수료는 지난달 말 까지 통상 20~80gwei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달 28일 이후 급등해 지난 2일에는 180그웨이 이상이 표준으로 책정되기도 했다.
국내외 거래소는 이같은 갑작스런 수수료 상승의 여파에 거래 처리에 어려움을 빚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지난 2일 공지를 통해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출금 수수료가 급격히 상승하여 출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이더리움 및 ERC-20 기반 토큰 (오미세고, 스트리머, 질리카)의 출금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코인원은 재공지를 통해 해당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밝혔다. 코인원 관계자는“서비스 재개를 위해 거래소에서 일반적으로 지불하던 이더리움 전송 수수료보다 많은 가격을 책정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최근 거래량이 급증한 중국 거래소 에프코인을 주목하고 있다. 에프코인에서 진행 중인 상장 투표 시스템이 이더리움의 수수료 상승을 불렀다는 관측이다. 에프코인 거래소는 지난 2일 새로운 토큰 상장 시스템인 에프코인 GPM을 론칭했다. GPM은 일종의 또다른 거래 플랫폼으로, 에프코인의 회원들이 GPM에 특정 토큰을 보내 거래하면 거래량 누적 순위가 매일 산정된다. 이 순위를 매일 정산해 투표수가 높은 상위 5개의 토큰을 에프코인에 상장한다. 이 시스템은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ERC-20 규격의 토큰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신규 토큰 발행 업체들은 자신의 토큰을 에프코인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자신들의 토큰을 무상으로 분배하는 에어드롭 경쟁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스비 상승이 시작됐다. 이더리움 기반 토큰을 거래할 때 지불하는 가스의 값은 이용자가 제시하는 구조로 수수료를 높게 제시할 수록 처리 순위가 앞서게 돼 더 빠르게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특징상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평소와 같은 금액을 제시하던 이용자들의 거래 승인 시간은 더 길어지는 구조다. GPM에 참여하고자 하는 토큰들은 순위권에 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토큰을 이동시켰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1일 GPM 상위 5위에 위치한 YEE토큰의 경우 240gwei(한화 약 5,000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과도한 수수료를 제시하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거래에 드는 수수료는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중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는 지난 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과부하가 진정될 때까지 전송 수수료를 당분간 180gwei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 병목 현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 네트워크의 이동 내역을 살펴볼 수 있는 사이트인 이더스캔에 따르면 4일 현재 네트워크의 과부하로 처리가 보류된 트랜잭션의 수는 3만858건으로 나타났다. 통상 보류 트랜잭션은 2만 건 안팎이다.
이더리움에서 이같은 수수료 상승과 거래 지연은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이더리움 기반의 게임 크립토키티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자 일시적으로 사용자 수가 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처리 속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소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