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로 빗썸의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가 막히면서 빗썸과 다른 거래소 사이에 발생한 암호화폐의 가격 격차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 코인은 단숨에 900% 가까이 가격이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빗썸을 이용하는 일부 투자자가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을 이용해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과 가격을 부풀리는 펌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격 이상을 보이는 토큰은 파워레저와 텐엑스다. 실제 4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파워레저의 가격은 업비트에서는 310원인 반면 빗썸에서는 3배 가까이 비싼 864원을 기록했다. 텐엑스의 경우 가격 격차가 더 크다. 업비트는 767원이었지만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2,900원을 기록했다. 두 코인은 앞서 지난달 30일 빗썸에서 가격이 각각 600%, 900%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 급증한 가격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다른 거래소와 격차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여러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을 이용하는 특정 투자자가 개미 투자자를 꼬시기 위해 펌핑(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행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암호화폐 입출금이 제한된 시기에도 상당한 거래량이 있다는 것을 기록으로 증명해 투기 심리를 부추기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커뮤니티 내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커지자 빗썸은 3일 오후 “일부 암호화폐의 급격한 시세변동으로 인해 빗썸은 365일 24시간 상시로 비정상적인 방식의 거래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금세탁 방지 등의 관련 법령 위반, 시세 조종 등의 부당거래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치 변동으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 등을 유념해 무리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며 “주식시장과 같이 상·하한 가격 제한폭이 없고 24시간 내내 전 세계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주식시장의 안전장치들을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빗썸의 공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정확한 조사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내에서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거래는 결국 거래소가 직접 나서서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며 “그럼에도 거래소가 직접 매매에 나설 수는 없는 만큼 투자자들도 신중히 대응해 시장의 자정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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