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31일 “탈중앙화 정당,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정당, 공정하고 열린 정당으로서 새로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선도적으로 나아가겠다”며 블록체인 정당화를 선포했다. 정보를 분산해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당을 보다 수평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자유한국당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중앙당 및 지역당의 주요 회의 결과를 기록하여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당원 및 의원의 활동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보상 계획을 설계하겠다며, 활동의 공헌도에 따라 당원들에게 토큰을 지급하는 방식도 도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해킹 및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당내 각종 주요 선거 등 투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의 자유로운 의견들을 경청하고 추천 수와 댓글 조작 등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청원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블록체인 정당 선포식’에서 “이제 우리는 ‘열린 디지털민주주의’의 시대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의 원인은 그간 우리 정당들이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 온 모습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며 “당과 당원 간의 정보 불균형, 수직적 의사결정, 폐쇄적 과정과 불투명한 공개, 언제 있을지 모를 조작과 불공정에 대한 우려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은 사용자 모두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상호 간 신뢰를 담보하는 주체가 되는 기술”이라며 “자료의 특정한 주인이나 관리자가 따로 없으므로 정보의 위조와 변조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방식은 모든 구성원이 주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본연의 정신과도 그 맥이 닿아있다”며 “당원들이 권한을 소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활발한 참여가 개방되는 시스템, 즉 ‘거버넌스의 분산과 공유’가 한국당이 앞장서 추구해나갈 블록체인 정당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께서 정당개혁위원회 소임을 주셔서 맡았을 때 ‘우리 정당이 그동안 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않느냐’ 부분에 있어서 두 가지를 발견했다”며 “그동안 당 지도부가 어떤 권한을 가졌을 때 그 권한을 너무 마음대로 쓴 부분과 그런 과정에서 당이 신뢰를 잃어버린 부분을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분권, 그리고 신뢰를 어떻게 같이 이룰 수 있느냐’에 대해 블록체인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됐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우리 당이 도입한다면 우리 정당이 보다 투명해지고 국민들의 신뢰와 마음을 더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