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열화상 카메라 전문기업 플리어 시스템(FLIR Systems)이 글로벌 비영리 환경보전 운동단체 세계자연기금(WWF)과 손잡고 아프리카 케냐에서 진행되고 있는 코뿔소 밀렵과의 전쟁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플리어 시스템은 WWF의 다개년 프로젝트인 ‘키파루 살리기 프로젝트(Kifaru Rising Project)’에 참여해 오는 2021년까지 싯가로 300만달러가 넘는 적외선 열화상 영상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기술적 지원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밀렵은 주로 밤에 이뤄지기 때문에 적외선 열화상 장비는 밀렵을 단속하는데 매우 필수적이다. 키파루 살리기 프로젝트는 멸종 위기에 놓인 코뿔소에 대한 밀렵이 케냐의 10개 공원과 사냥금지구역에서 벌어지는 것을 막고 공원관리의 안전성을 개선하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다.
키파루 살리기 운동: 케냐서 진행중인 코뿔소 밀렵과 전쟁
플리어 시스템과 WWF는 아울러 케냐의 밀렵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야생동물, 야생 생태계, 지역공동체 등의 보호를 위한 열화상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활동에 열화상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키파루는 케냐를 비롯한 동부아프리카에서 사용하는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코뿔소라는 뜻으로 키파루 살리기 프로젝트는 특히 현재 개체수가 5400마리에 불과해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에 속하는 검은 코뿔소의 보호에 초점을 맞춰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펼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북부 흰 코뿔소는 지난 2017년 마지막 개체가 죽으면서 멸종이 공식 선언된 바 있다.
WWF가 플리어 시스템의 열화상 카메라를 케냐의 밀렵 단속현장에 처음으로 활용한 것은 2016년이다. 밀렵은 주로 야음을 틈타 이뤄지기 때문에 플리어의 열화상 카메라가 밀렵 현장에 투입되면서 놀라운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예를 들어 마사이 마라(Maasai Mara) 국립보호구역에서만 플리어의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덕분에 지난 2년 반 동안 총 160명의 밀렵꾼이 체포됐다.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플리어의 열화상 영상장비가 밀렵 단속에 적용되고 있는 주요 지역으로는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보호구역 외에 케냐의 나쿠루호(Lake Nakuru) 국립공원, 잠비아의 카푸에(Kafue) 국립공원 등이 있다. 이밖에 기밀 유지를 위해 공개하지 못하는 밀렵 단속현장이 더 있다.
키파루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플리어 시스템의 열화상 영상장비가 제공될 밀렵 단속지역 10곳은 나쿠루호 국립공원와 마사이 마라 국립보호구역 외에 솔리오(Solio) 사냥금지구역, 메루(Meru) 국립공원, 올 페제타(Ol Pejeta) 보호구역, 루마(Ruma) 국립공원, 나이로비(Nairobi) 국립공원, 올 조기(Ol Jogi) 야생보호구역, 동차보(Tsavo East), 서차보(Tsavo West) 국립공원이다.
플리어와 WWF는 그 동안의 성과를 살리고 밀렵 단속에 열화상 기술을 좀더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코뿔소 살리기 프로젝트에 밀렵 단속에 도움이 되는 기술과 장비를 갖춘 전문업체들을 추가로 참여시켜 광활한 야생지를 관리해야 하는 밀렵 단속반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열화상 영상장비 외에 밀렵 단속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장비는 장화, 텐트, 우의 등 기존 장비는 물론 드론,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이 있다.
짐 캐논(Jim Cannon) 플리어시스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키파루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WWF와 손을 잡은 것은 플리어의 열화상 기술이 전세계에서 가장 폭넓은 야생 보호 및 멸종위기 동물 보호활동에 활용되고 있으며 없으면 안 되는 필수장비가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코뿔소 밀렵은 지구촌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금이나 활동의 측면에서 정부와 비정부기구 사이의 협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캐논 CEO는 “플리어의 열화상 기술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밀렵 단속원들의 활동에는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플리어의 기술은 밀렵 단속현장에서 우수성을 검증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WWF와 손잡고 케냐 당국의 야생보호 활동과 밀렵과의 전쟁을 도울 수 있도록 플리어 기술의 적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로버츠(Carter Roberts) WWF 회장 겸 CEO는 “밀렵을 근절하지 않고 코뿔소를 살릴 수는 없다”면서 “코뿔소 구하기 활동의 가장 큰 영웅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 아프리카의 야생지역에서 목숨을 내놓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밀렵 단속원들인데 밤에 움직이는 밀렵꾼들의 장비가 단속원들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로버츠 회장은 “신기술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실제로 밀렵과의 전쟁 현장에서 단속원들이 밀렵꾼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플리어시스템의 지원 덕분에 우리는 케냐에서 진행하는 코뿔소 밀렵과의 전쟁을 더 강화하고 그 과정에 투입되는 단속원들의 안전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