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업계가 블록체인 활용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동안 마케팅용으로 내세웠던 ‘커피 공정무역’이 확실하게 실현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블록체인 도입이 커피 농부들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덴버의 벡스트360은 수확된 원두를 그 자리에서 3단계 등급으로 분별해 원두 생산지 및 생산자, 구매자, 구매가격 같은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이같은 정보 트래킹은 커피 농부들이 콩 품질에 적합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커피 구매자도 콩 품질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착한 커피’ 시장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9년 스타벅스가 상륙한 이후 커피 산업이 급성장한 한국에서도 블록체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커피전문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유통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례도 그만큼 많아졌다.
2013년에는 국내 유명 커피업체가 미등록 제조업체에서 제조한 커피를 유통했다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
또 작년에는 국내 대다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커피 포장에 조제일자를 표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밖에도 업체를 통해 구매한 커피콩을 매장에서 로스팅했다고 속이거나 제조기한을 미표기한 사례도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다. 소비자들은 커피 포장에 붙은 QR 코드를 스캔해 해당 커피의 원산지서부터, 농장, 농부, 로스팅, 매장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커피 생산 농가 및 창고, 운송차량, 로스터 정보 등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QR코드에 한데 조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빈투컵(bean to cup)’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파일럿을 지난 3월부터 코스타리카, 르완다, 콜롬비아 등지에서 진행 중이다.
커피 농부 이력부터 커피콩 유통 과정 등을 실시간 기록·공유해 커피 농가와 최종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프로젝트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당시 “향후 2년 간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커피 농가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실험할 생각”이라며 “오픈소스로 실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서 카룰레트와 스타벅스 원두구매 담당자는 “신원(identity) 자체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며 “블록체인으로 가난한 커피 농가와의 공정 무역을 보장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삶의 질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업계도 블록체인으로 커피 유통 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조용히 검토 중이다. 특히 아직 생소한 기술이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한 커피 원두 전문 쇼핑몰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커피 재배지에 정당한 대우를 해주면서 고객들에게 질 좋은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같다”며 적극 검토 의사를 밝혔다.
홍대의 유명 커피숍 관계자 또한 “고객들도 그동안 몰랐던 커피 가격이나 유통 구조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커피 한 잔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
소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