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빈곤 퇴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 옥스팜(Oxfam)의 스리랑카 지부가 스리랑카에서 벼농사를 짓는 영세 농민들에게 블록체인 기반 저렴한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이더리스크(Etherisc)와 손을 잡았다.

옥스팜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시작된 인도주의적 구호기관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빈곤 문제를 완화하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더리움 퍼블릭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이더리스크와 옥스팜 스리랑카 지부는 23일 런던에서 열린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사회적 가치를 위한 블록체인(Blockchain for Social Good)” 행사에서 제휴 사실을 발표한 것이다.

보험 분야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적용해온 이더리스크는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 보험을 마련하기 위해, 옥스팜이 스리랑카에서 지원하는 '기상 지수 보험 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그간 소액 보험은 높은 지급 운영비로 실효성을 갖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소액 보험' 상품은 악천후 등 농사에 피해를 주는 각종 재해에 대해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지 등 여러 조건을 미리 블록체인에 저장해놓고 보험을 운용하면 소액보험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던 관리,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더리스크에서 보험 업무를 총괄하는 미키엘 비렌드는 이더리스크의 블록체인 기술이 옥스팜 스리랑카 지부가 공인한 날씨 지수 기반 보험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년 간 스리랑카 농촌 지원을 위해 기반을 닦아온 옥스팜 스리랑카의 보얀 콜룬지야(Bojan Kolundzija) 지부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보험 분야 경험을 가진 이더리스크과 함께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다른 대형 보험사도 해당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두 회사가 진행할 이 보험 상품은 2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블록체인을 활용한 이른바 보험 자동화는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비렌드는 보험금 지급을 자동화함으로써 보험 회사가 수많은 영세 농민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단계에서는 기록을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속성을 활용해 상호 신뢰 없이도 보험 상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농업에서 가치를 생성하는 과정과 구조 자체를 좀 더 서로 협력하도록 바꿀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대형 식품 제조업체가 농민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맡는 식이다.

이더리스크와 옥스팜은 그 외 세계적인 대형 보험사와 함께 스리랑카에서 또 다른 블록체인 보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더리스크 측은 아직 해당 프로젝트에 관해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투명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갖춘 블록체인 기술로 사회적 선행을 확대,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 유엔여성기구, 유니세프가 다양한 블록체인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사회 복지 투명성 개선을 위해 기부금 추적 시스템에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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