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이 주도하는 새로운 블록체인 방식의 지급 결제망에 전 세계 75개 대형 은행이 가입하기로 했다. JP모건은 블록체인 기반의 송금망 IIN(은행 간 정보 네트워크·Interbank Information Network)을 만들어 시험 중인데, 최근 스페인어권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이 합류하면서 동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 최대 은행인 ANZ와 캐나다 최대 은행인 RBC도 이미 IIN에 가입하기로 했다.
JP모건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제 송금이 일반화되면 수수료와 송금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내역 원장을 은행들이 모두 분산해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송금 은행, 중개 은행, 수취 은행을 일일이 거치면서 수수료가 붙을 필요도 없고, 보안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해외 송금은 국제금융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해외로 돈을 보내려면 송금액의 4~6%를 수수료로 내야 했다. 상대방이 현지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송금 기간도 평균 2~3일 걸렸다. 한두 가지 정보를 빠뜨리거나 잘못 입력하면 은행 간 확인 과정을 거치는 데 몇 주일이 더 걸리기도 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은 은행을 통한 송금 대신 핀테크 업체들이 내놓은 새로운 해외 송금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영국의 트랜스퍼와이즈는 P2P(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한 해외 송금 규모는 매달 3억파운드에 달한다.
제이슨 골드버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에는 핀테크 업체가 국제 송금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큰 걱정이었다"며 "블록체인 도입은 송금 비즈니스 경쟁력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으로 국제 송금 시스템을 전환하려면 은행들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해 기존 송금망을 전면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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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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