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이 발부돼 경찰의 추적 대상이 된 ‘워마드’ 운영자가 “아무 혐의나 덮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는 경찰에 대해 변호사를 선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관리자’ 계정으로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대해 반박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관리자 계정은 워마드 운영자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에서 운영자는 “음란물 유포 방조 및 증거인멸을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해야 체포영장 발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근거가 있을 리 없다. 과연 법원은 경찰이 제출한 이유가 상당해서 영장을 발부했나”고 지적하며 자신에게 적용된 두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첫번째로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에 대해 그는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인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다”며 “워마드는 수익을 내는 업체가 아니고, 운영자가 시간을 쪼개서 관리하는 만큼 풀타임 관리자를 여러 명 둔 사이트보다 대응이 빠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까지 방통위, 인권 단체, 사이버 장의업체 등에서 온 요청도 한국 법에 비춰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 등에 해당한다면 삭제해왔다. 미처 발견하지 못해 남아있는 게시물은 있을 수 있지만 고의적으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다”고 주장했다.
운영자는 “메일에 모든 증거기록이 남아있으며, 이 점은 제게 수시로 게시물 삭제요청을 보내는 방통위 측에서 저만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워마드는 음란물 유포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워마드 관리자가 신의성실하게 음란물 삭제에 임했다는 증거를 수 백개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대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검거된 홍모씨의 증거인멸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운영자는 “홍씨가 내게 보낸 메일을 확인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기록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점은 근거가 없다. 그의 메일 내역을 확인했다면, 내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분명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예전부터 워마드는 활동 IP와 로그를 포함한 모든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없는 데이터를 어떻게 고의로 삭제했다고 혐의를 씌운 건지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글에서 운영자는 “경찰은 법적으로 워마드를 폐쇄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공권력을 휘두르며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 씌워서 수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고, 체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경찰 수사는 한 두 번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워마드를 압박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가능한 모든 대응을 해 나갈 것이다. 혐의를 벗는 것이 1차 목표고, 혐의를 씌운 경찰, 증거 같지도 않은 증거를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공권력 남용 혐의로 처벌하고 좌천시키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미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음란물 유포 방조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알렸다. 이에 음란물이 수시로 올라오는 다른 남성 커뮤니티에 대한 수사 속도와 차이를 보인다는 반발이 일어, ‘워마드 편파수사 하지 말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해 6만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그 누구든 불법촬영물을 게시하고 유포, 방조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만 일베 운영진이 수사 대상이 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베는 서버가 한국에 있고 운영진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내면 (수사 대상자의) 인적사항 회신이 오기 때문에 강제수사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