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BMW 화재사고에 대해 차주들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BMW 피해자 모임’ 회원 21명이 BMW코리아와 독일 BMW 본사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9일 밝혔다. 피고소인은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 부문 수석부사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등 6명이다. 고소인 21명 중 차량 화재 피해자는 1명이고, 다른 화재 피해자들도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 모임 법률대리인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와 피해자 이광덕씨(29)는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2016년 이미 EGR에 결함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으면서 2년 동안 화재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악의적으로 사실을 은폐한 것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며 “독일 본사와 BMW코리아 사이에 화재 원인을 놓고 논의한 e메일 내용과 관련 보고서 등에 대해 국토부가 강제로 수사하기 힘들어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4년식 흰색 BMW 520d 차량을 2016년 11월 중고로 구매해 이용해오다 화재 피해를 당했다. 이씨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지난달 19일 오후 6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한 길가에 주차된 직후 불이 나 전소됐다. 이씨는 “차가 모두 불에 타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없다는 판정을 받고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시 인근에 주차된 다른 차량 1대와 오토바이, 건물 외벽이 불에 그을려 보험을 통해 1500만원 정도를 보상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함께 찾은 노르웨이인 톰 달한센(72)은 “지난 50년 동안 노르웨이, 스위스, 한국에서 BMW를 애용해왔다”며 “고소까지 하게 된 오늘은 BMW 소유주는 물론 회사와 개발 관계자 모두에게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달한센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두 차례 걸쳐 차량 소유자들이 BMW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 참여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된 만큼 사안을 확인하고 절차에 맞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2건의 화재 사고가 추가로 발생, 불이 난 BMW 차량은 36대로 늘었다.
출처 :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