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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찜통더위에 '작은 배려 큰 기쁨'

    • 조아라 기자
    • |
    • 입력 2018-08-06 11:55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중구청 본관 건물 뒤편에 자리 잡은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최근 달라진 작업 환경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구청 직원들을 볼 때마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동안 대형 선풍기 2대에 의존해 온종일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구청 각 부서에서 나오는 쓰레기봉투를 뜯어 재활용품 분리하는 작업을 해왔는데 지난달 30일 출근해보니 어수선했던 작업장이 아주 말끔하게 정비됐기 때문이다. 

바닥은 녹색 노면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고 정확한 쓰레기 분리 배출이 가능하도록 종류별 구분막이 설치됐다. 

폭염에 대처하고 작업장 공기질 개선을 위해 천장형 선풍기와 조명도 추가로 설치됐다. 

낡은 방충망도 새것으로 교체됐다. 

근무자들의 여름나기를 위해 얼음조끼도 지급됐다. 

8월 1일부터 구청사의 재활용품 분리수거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각 부서별로 쓰레기봉투를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 갖다 놓으면 작업자들이 개봉해 일일이 다시 재분류했으나 공동주택처럼 부서마다 직원들이 직접 분리 배출하도록 했다. 

분리 배출 시간도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으로 제한했다. 

중구청 건물의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모두 10명으로 이 중 4명이 청소용역업체 소속이다. 

그동안 분리수거장에서는 청소용역업체 2명이 작업을 해 왔는데 이들은 8월 1일부터 본관 건물 청소로 업무가 대체됐다. 

이 같은 변화의 씨앗은 지난달 24일 신임 서양호 구청장이 작업장을 방문하면서부터 싹텄다. 

구청장 취임 후 우선 현장 근무자들과의 만남을 가져온 서 구청장이 구청 건물의 청소를 담당하던 위생원들과 식사 후 그들이 근무하는 곳을 찾았다. 

하지만 그곳을 보고 서 구청장은 충격을 받았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강력한 폭염 대책을 추진해 왔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일하는 구청 현장 근무자들의 작업 환경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정 목표로 정해 구민들의 생활과 삶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본인의 신념과 달리 너무 취약한 환경에 서 구청장은 총무과장을 불러 이에 대한 개선을 지시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구청 광장에서 긴급 직원 조례를 소집해 구청 직원들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구청 후문의 재활용 분류장에서 어머님 연세의 중구 직원분들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의자와 작업대도 없이 때에 찌든 방석을 접어 겨우 깔고 앉아 직원들이 버린 휴지와 컵, 쓰레기들을 분류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구청장을 보고 '이렇게 더러운 곳에 뭐하러 오셨나'며 미안해하는 그분들과 우리들은 같은 구청 직원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여러분들은 편안히 의자에 앉아 근무할 수 있느냐?" 

이렇게 구청 직원들의 안이한 의식을 질타한 서 구청장의 목소리에 중구청 직원들은 고개를 떨궜다. 

"그분들이 없으면 구청사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을 텐데 우리가 그동안 그분들의 소중함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분들과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로서 우리가 조금만 수고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니 많은 반성이 된다" 

서양호 구청장은 "사회적 약자 위치의 눈높이에서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한 것처럼 구민의 눈높이에서 구민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시민친화 도시, 생활친화 도시, 경제친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끝) 

출처 : 서울중구청 보도자료 

조아라 기자 | 조아라@tvcc.publishde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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