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백서(white paper)만 보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난해와 올 초 수많은 프로젝트가 백서에 제시한 청사진만으로 ICO(암호화폐발행) 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실제 세계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하냐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이 ICO를 진행하는 이른바 리버스 ICO가 엑셀러레이터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 같은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트 컨퍼런스’에서 이태큰 토크노미아 팀장은 “사업기반(underlying asset), 단계적 접근, 투명한 비용 구조 등은 건전한 ICO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면서 “현재 토크노미아는 리버스 ICO만 전문적으로 자문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자는 탄탄한 사업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도 이미 검증이 된 셈”이라면서 “리버스 ICO를 통해 만들어진 토큰에 대한 다양한 사용사례(use case)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성재 파운데이션X 대표도 “리버스 ICO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리얼 월드(사업)와 블록체인(기술)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게 파운데이션X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트론이 비트토렌트를 인수한 사례처럼 블록체인과 현실이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크립토펀드 해시드 역시 ‘리얼 비즈니스’를 강조했다. 김백겸 해시드 엑셀러레이션 팀장은 “심사할 때 리얼 비즈니스, 글로벌 잠재력, 지속 가능한 성장 등 3가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가장 아름다운 아이디어를 찾기보단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창업자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은 난이도의 기술적 문제를 풀려는 사람, 탈중앙화를 촉진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채택한 사람, 사회문제 해결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해시드가 찾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박건웅 ORCA파트너스 파트너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기업이 마주하는 난관을 블록체인 기술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곳은 펜타시큐리티, ab180, 식신, 후이서울, 직토, 스포카, 포도랩스, 0.8L 등이다.
심두보·김연지기자
출처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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