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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결 아닌 대화무드…북·미 협상 돌파구 뚫을까

    • 조아라 기자
    • |
    • 입력 2018-08-01 09:47
▲ 강경화 장관, 리용호 외무상, 폼페이오 장관(왼쪽부터)

싱가포르에서 3일부터 열리는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소강상태인 북·미 협상에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연쇄 장관회의는 3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4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아세안 회의체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목받는 이유는 ARF 때문이다. ARF는 아세안 10개국과 대화 상대 10개국, 기타 7개국 등 모두 27개국이 참가하는 지역안보협의체로 남북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 핵심 당사국의 외교장관들이 모두 모인다. ARF를 계기로 관련국 간 다양한 양자·다자 회담이 열릴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아세안 관련 회의 및 다양한 양자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강 장관은 북한을 포함해 15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쯤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부터 남북은 ARF에서 정식 회담을 한 적이 없다. 그 기간 동안 ARF에서 남북은 대결장으로 인식될 만큼 적대적이었다. 지난해 ARF에서도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은 인사만 나눴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2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과거와 다른 분위기 속에서 ARF가 열려 기대감이 크다. 남북은 물론 북·미 외교장관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장관회의가 열리면 한반도 문제 쟁점인 ‘조기 종전선언’ 논의가 급진전될 수도 있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핵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남·북·미 등 핵심 당사국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인 만큼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특히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지난달 27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인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서 북·미 간 대화 움직임이 재개될 조짐이 있는 것도 이번 ARF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남북 외교장관회담을 우선 추진하면서 남·북·미가 자연스럽게 모이는 기회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종전선언 논의를 진전시키고 오는 9월 말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종전선언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차적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 북·미 회담이 열려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북한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총괄하는 인물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기 때문에 리 외무상과 핵심 쟁점을 협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 | 유신모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경향신문

조아라 기자 | 조아라@tvcc.publishde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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