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는 이번 주에 '동시 시작'한 드라마들 중에서 당신의 잠자는 연애 세포를 깨워줄 신작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엄선해 소개했다. 이번에는 여름 휴가 떠나서, 주말에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면서 '몰아보기' 좋은 이제 막 TV에서 퇴장한 따끈따끈한 '여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드라마를 한 편 소개하고자 한다.
드읽녀의 두 번째 픽! 바로 어제(26일) 총 16회로 막을 내린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당시 5천만 뷰를 기록한 정경윤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소설을 따르기보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2억 뷰의 조회수를 돌파한 김영미 작가의 웹툰을 전반적으로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다.
이처럼 '김 비서'는 시작 전부터 원작이 만들어서 깔아준 꽃길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인기 많은 원작이 있다고 해서 '김 비서'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정답은 물론 '아니다'이다. 우리는 이미 유명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원작의 명성이 무색하게 실패한 드라마와 영화를 너무 나도 많이 봐왔다. '김비서' 흥행 성공의 비결은 바로 믿고 보는 제작진과 환상의 조합을 이룬 배우들의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비서'의 총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은 TVN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막 나가는 영애씨' 시리즈와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 연출을 하였다. 또한 작년에는 '이번 생을 처음이라'라는 명품 로코 드라마를 연출하여 계속 죽을 쓰던 TVN 드라마 명예 회복의 1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 비록 중간에 작가 교체가 있긴 했지만 드라마 작가로서는 신인인 정은영 작가와 '막 나가는 영애씨' 시리즈 출신의 백선우, 최보림 작가 모두 '김비서'의 흥행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들이다.
거기다 '로코흥행킹' 박서준과 검증된 배우 박민영이 맡은 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과 김미소 비서의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이다. 황보라, 강홍석, 표예진, 황찬성 등 다양한 조연진도 회장실 부속실 직원들을 맡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드라마를 더욱 유쾌하고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빛이 나는 존재는 박서준도, 박민영도 아닌 바로 이영준의 친구이자 유명그룹의 사장인 박유식 역을 맡은 강기영이다. 이영준에게 상담을 해주고 연애 조언을 해주는 박 사장은 '김비서'의 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쾌하고 웹툰과 싱크로율도 100% 일치해 시청자들에게 각광을 받은 캐릭터이다.
이처럼 '김 비서'의 확실한 매력은 첫 번째로 캐릭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주연과 조연 캐릭터의 개성이 확실하다. 자기 멋에 빠져 사는 부회장 이영준과 그에게 당차게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서 퇴사하겠다고 말하는 김미소 비서의 아슬아슬한 밀당 관계는 끝까지 그들의 연애를 긴장감 있게 유지시키는 핵심이다. 둘이 얼마나 애정 씬도 맞고, 호흡도 잘 맞는지 오죽하면 드라마 종영 다음 날 실제 배우들의 열애설까지 났을 정도이다. 아쉽게도 해프닝에 그치기는 했지만. 거기다 과거에 미소와 납치된 기억을 갖고 있어 미소와 영준의 사이에 끼어드는 영준의 형 이성연, 회식 좋아하는 정부장, 귀엽게 오버하는 봉과장, 어리버리 신입 비서 김지아, 일과 연애하며 출세를 지망하는 고귀남 대리 등 이들을 뒷받침하는 캐릭터들이 탄탄하다. 그리고 그들이 자아내는 케미스트리는 드라마의 재미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비서'의 두 번째 매력은 바로 이 드라마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맨스이다. 유명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부회장 영준에게 감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똑부러진 그의 비서 미소를 제외하면. 미소는 지난 9년동안 영준의 곁을 보좌하느라 개인 생활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리고 미소는 이제 1년 뒤면 서른 줄에 들어설 나이이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미소는 당당하게 영준에게 사표를 던진다. 지난 9년동안 부부처럼 호흡을 맞춘 미소가 갑자기 그만둔다니까 정신이 얼얼해진 영준. 어떻게든 퇴사하려는 미소를 붙잡기 위해 연애도 해주고, 결혼까지도 해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소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 씨알도 안 먹힌다. 그러자 영준은 미소를 확실히 붙잡기 위해 '블록버스터의 저주'까지 펼친다. '블록버스터의 저주'란 놀이공원이나 레스토랑, 크루즈 등을 통째로 빌려서 로맨틱하게 프러포즈 하는 등 블록버스터 급의 데이트를 통해 상대방을 홀려 다른 사소한 건 눈에도 못 들어오게 만드는 기술(?)이다. 영준의 노력이 통한 것인지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부회장님, 김비서 하는 사이에서 영준오빠, 미소야로 그리고 결혼까지 꿈꾸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 이외에도 헤어진 전 부인을 잊지 못하는 박사장, 비밀연애하는 양비서와 봉과장,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앙숙 사이인 김지아 비서와 고 대리 등 다양한 인물들의 러브라인이 여심을 자극한다.
'김 비서'의 세 번째 매력은 바로 쫀득한 스토리에 있다. 1화부터 퇴사하려는 김비서를 붙잡으려고 영준이 돌직구로 내뱉는 대담한 청혼부터 16화까지 스토리는 쏜살같이 내달린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다양한 상황을 통한 시트콤처럼 편안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코미디와 고구마 없는 사이다 전개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쉼을 제공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미소가 5살 때 같이 유괴당했다가 그녀를 구해준 '오빠 찾기'라는 미스터리가 같이 진행되면서 극의 긴장감을 올린다. 영준과 그의 형인 성연 중 과연 누가 미소를 그 날 구해주고 결혼 약속까지 했던(?) 오빠인지 하는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영준-미소-성연 삼각관계에 시청자들이 푹 빠져 결말을 궁금하게 만든다.
때이른 폭염에 일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더위가 겹쳐 요즘엔 숨 돌릴 틈조차 찾기 힘들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 당신. 이번 주말에 앞서 살펴본 세 가지 매력으로 중무장한 '김 비서는 왜 그럴까'를 몰아보면서 사그라든 '여자의 로망'을 실컷 자극해보는 건 어떠한가. '김 비서'는 분명 당신에게 필요한 당분과 낭만을 자극할 활력소를 제공하는 좋은 영양제가 될 것이다.
강주현 기자 juhyun@tvc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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