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협회(이하 협회)가 회원사 암호화폐 거래소 23곳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험' 가입을 추진했다. 업계 안팎에선 가입 진행 과정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지난 20일 한화손해보험(이하 한화손보)을 보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하고 개별 거래소들과 상품 설계 등 논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협회 측은 당시 "한화손보는 협회 소속 거래소 23곳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보험 상품구조를 두고 협의해나가게 된다"며 "거래소별 운영방식과 재무상태 등 특수성을 고려해 상품 설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보험사 측과 거래소 간 협의 과정은 뚜렷하게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24일 블록체인뉴스와의 통화에서 "MOU(양해각서) 내용 중 확정 안 된 부분이 있어 어떻게 진행할지 모르겠다"며 "협회가 주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협회 측에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거래소 측 입장도 이와 같았다. 국내 대형 거래소 관계자 A씨는 "협회의 보험사 선정 발표 이후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전달되거나 공지된 게 없다"고 말했다.
보험상품 형식을 두고 보험사와 거래소 측 입장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보험사는 거래소 전체로 단체 가입을 원하지만 거래소 측들은 개별업체 가입을 원한다"고 말했다. 협회에 가입된 한 거래소 관계자 B씨는 "들은 얘기로는 보험에서 보상해주는 액수가 30~5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이는 터무니없이 적다"며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이미 자체적으로 보험을 들어둔 거래소들의 경우는 어떨까. 업비트는 삼성화재(50억원 규모), 빗썸은 현대해상과 흥국화재에 각각 30억원 규모의 보험을 가입했다. 코인원은 현대해상(30억원 규모)에 가입한 상태다.
업비트 관계자는 "가입한 삼성화재 보험은 개인정보보험으로 개인정보와 신용정보 유출에 대해 보장받는 내용"이라며 "(협회 측이 제안한) 보안 관련 사이버보험 등에 보장한도가 충분한 상품이 있다면 가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자체 가입한 보험과 협회 단체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외 나머지 거래소 측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험사와 거래소 간 협의에 진척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협회가 법정 구속력을 행사할 수 없다 보니 세게 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를 위해 이런 수단(보험)이 있으니 고려해보라고 거래소 측에 얘기해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 측은 거래소 운영 상황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운영자금이 넉넉하지 않아 보험 가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대다수 거래소들은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추가적으로 보험 가입이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기존 주요 거래소의 경우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출처 : 블록체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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