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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00% 수익 보장’ 코인 리딩방의 실체

    • 박혜원 기자
    • |
    • 입력 2021-06-16 15:48
    • |
    • 수정 2021-06-17 13:08

주식 열풍에 이어 암호화폐 시장이 활기를 띠며 ‘수익률 100% 보장’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홍보하는 ‘리딩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말로 수익률이 100%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후기를 살펴보니 수익률 보장도 맞지만, 이른바 ‘먹튀’ 행위를 한 업체들도 많은 것 같아 위험해 보였다. 블록체인 업계에 있는 본인 조차 100%라는 말에 혹한 데,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칫하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 궁금해 홍보 글에 있는 링크를 통해 채팅방에 들어가 봤다. ‘무료방’이라고 소개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니 회원 가입 공지가 제일 먼저 보였다. 무료방은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 수익률을 높여주고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이라고 소개돼있었지만, 유료방에 비해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오픈채팅방에서는 △전문가(?) 관심 종목 △국내·외 암호화폐 기사 △투자 팁 △시황 브리핑 △암호화폐 이슈 등의 내용을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암호화폐 투자에 큰 도움을 받아 수익률을 높여주는 보조적 도구라고 지칭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하는 리딩방이 아님을 명심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방을 운영하는 회사는 무료방과 유료방뿐만 아니라 매수와 매도 시점을 정확히 알려주는 유료 리딩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료방으로 홍보를 하며 정보를 제공하다 제한된 정보만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해 유료방으로 넘어가도록 만든 후, 결국 유료 리딩방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같은 회사에서 등급과 방을 나눠 회원제로 운영하는 이유가 있을까?

리딩방은 주식처럼 특정 암호화폐의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알려주는 행위로 이루어지는데 채팅방에는 1,500여 명(해당 채팅방의 최대 참여 인원에 가까운 수)이 참여하고 있었다. 실제로 리딩방에서는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을 자세히 공지하고 있었다. 수익을 본 종목도 있었지만, 손실을 본 종목이 대다수였다. 전문가(?)의 공지대로 매수했지만,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은 점점 하락했으며 추가 매수로 평단가를 낮춰도 결국 더더욱 손실만 볼 뿐이었다. 결과론 적으로는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

몇 가지 의문도 들었다. 리딩방을 한 개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지를 동시에 하는 것인지, 차별점을 두는 것인지 궁금했다. 약간의 시간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매수 신호를 늦게 발견해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채팅방 별로 매수 시간이 달랐다면? 유료방 회원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실제로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한 방에서는 오전 9시쯤 매도를 알려줬다면, 다른 방은 오전 10시에 공지한 사례도 존재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리딩방의 전문가(?)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존재했는데, 전문가(?) 몇몇이 갑자기 그만둔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고 리딩방을 운영하면서 회사 퇴직에 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무책임하게 관두는 것을 보며 유료 리딩방에서는 먹튀가 일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업체에 따르면, 퇴직한 전문가들(?)이 회원들에게 매수 공지 전, 자신들이 먼저 매수를 진행한 뒤 어느 정도 수익을 보고 자신들 먼저 매도한 뒤에 매도를 공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수익률 100% 보장이라는 말도 허위와 과장이 섞여 있었다. 예를 들면 A, B, C, D, E 등 여러 개의 종목을 두고 평균 수익률이 100%라는 식으로 홍보를 했지만, 현실은 A에서 10%, B에서 25%, C에서 20% 등 모든 종목의 수익을 합쳐야 100%가량이 겨우 된 것이었다. 평균 수익률이 100%가 아니라면 리딩방에 가입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물론 매수와 매도세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점은 장점이겠지만, 얼마 전까지 계속되던 불장에서는 ‘사면 무조건 오른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모든 종목이 상승해서 수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추천한 종목의 수익률을 모두 합하면 100%가 나오니 100% 수익률 보장이라는 말로 홍보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매수한 종목들의 매수 비율까지 계산했을 때는 적은 수익인데, 그저 수익률만 계산하고 마이너스 나오는 종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는 점은 과장된 홍보가 아닌가 싶다. 물론 모든 종목에서 수익을 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손실을 봤을 때는 아무런 조치와 설명없이 어물쩡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니 전문성이 매우 떨어져 보였다. 심지어 무료방에서 유료방 종목 중 손실을 본 종목이 있는지 등의 손실에 대한 사례 질문에도 정작 해당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수익을 본 것만 언급할 뿐이었다.

리딩방의 실체를 확인해 보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나도 할 수 있겠다’였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인터넷에 좀 더 자세히 찾아보면 다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관련 기사는 당연히 찾아볼 것이고,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유튜브나 무료로 정보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서 정보를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정보 검색 없이 오르니깐 올라타는 투자자들도 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시간이 없으면 무료방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료방은 정말로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가입비를 받아 운영하는 만큼 회원들에게 양질의 정보 제공은 물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수익률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당 전문가(?)의 정보는 유튜브나 텔레그램 등에서 무료로 정보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다. 더군다나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고 운영하면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며 한탕 해 먹기 위해 개미 꼬시기를 한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투자는 개인의 몫이다. 유료방에 들어갈 것인지, 안 들어갈 것인지도 본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물론 먹튀가 잘못된 행동이지만, 규제의 부재인 지금, 암호화폐 투자는 반드시 본인의 책임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각별히 요구된다. 암호화폐 시장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이러한 리딩방이 폐쇄되지 않는 한 업계는 계속해서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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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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