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에는 코인을 투기라며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요즘엔 반응이 다르다. 심지어 한 연예인은 공중파 예능에 나와 ‘비트코인(자막에선 가상자산)’을 언급한 바 있으며, 다른 한 연예인은 ‘코인에 물렸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 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트위터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암호화폐 시장을 시험하고 있다든지, 차트를 보고 저점이라 생각하는 곳에서 긍정적인 트윗을 날려 마치 그의 트위에 의해 반등한 것처럼 꾸몄다든지, 혹은 배후의 세력들이 일론 머스크를 바람잡이로 사용해 마치 그로 인해 시장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든지.
이에 하루가 다르게 암호화폐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최근 국내 다수의 미디어에서 내보내는 암호화폐 등락 원인 기사에 대해 과연 해당 내용이 차트에 이슈를 짜 맞춘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견해대로 실제의 이슈로 인해 차트가 움직인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때는 바야흐로 5월 13일 오전 7시경(한국 시간),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구입에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발표 이후 약 16%가량 하락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관련성이 깊어 보인다.
하지만 이미 기술적 지표들은 당시의 하락을 예견하고 있었다. 앞서 11일 데일리FX 소속 애널리스트 피터 행크스(Peter Hanks)는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조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BTC 약세로 비트코인 주요 지지선은 위태한 위치에 놓여있으며, 46750달러 이하의 최근 신저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3일 하락 당시, 비트코인은 46000달러를 터치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윗보다 몇 시간 앞선 13일 새벽에는 케이티 스탁턴(Katie Stockton) 페어리드스트레티지 창업자가 “비트코인 주간 차트 MACD의 롤오버가 중기 모멘텀 상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BTC 가격 하락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해당 분석만으로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 시장을 움직일 만큼 영향력이 있는 발언이라는 것을 부정하기엔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다음 머스크의 트윗을 살펴보자.
17일 오전 3시경 한 트위터 유저가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스스로를 자책할 것이다”고 게재했는데,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는 “정말이다(indeed)”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다수의 투자자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처분했다고 풀이했으며, 한 외신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일부 대규모 채굴(해싱)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다. 사실상 고도로 중앙 집중화된 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중국 신장 소재 채굴장이 침수돼 대다수의 채굴자가 죽었던(killing) 적이 있으며, 당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는 사건 발생 전보다 35% 가까이 떨어졌다”며 “이 같은 사태를 보고도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됐다고 보는가?”라고 덧붙였다. 오전 3시경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약 7.5% 이상 하락했지만 3시간 동안 하락한 점을 보아 그 효과는 미미했다.
같은날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하지 않았는데 시장은 움직였다.(머스크 때문인가? 억측의 보도 때문인가?)
이마저도 19일 폭락장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지난 19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9시 15분부터 약 45분가량 비트코인 가격의 엄청난 급락이 이어졌다. 무려 약 22%가 떨어졌는데, 이러한 타이밍에 일론 머스크가 빠질 순 없다. 30000달러의 저점 돌파 후 반등하는 중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는 다이아몬드 손’을 트윗에 올리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 탓인지 비트코인은 살짝 반등했다. 이쯤 되니 살짝 재수 없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것은 19일 폭락장은 다수의 보도와 달리 일론 머스크 때문은 아니다. 당시의 하락에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경고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미국인들의 세금 보고 마지막 날(포트폴리오 매도) △중국 쓰촨성 내 전력 제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한꺼번에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BTC피어스는 이번 급락의 주원인으로 쓰촨성의 전력난을 꼽았다. 채굴장이 몰려있는 쓰촨성의 전력을 제한하면서 비트코인 해시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는데(1억 7236만 TH/s에서 1억 5065만 3000 TH/s), 이에 비트코인 급락을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한 커뮤니티 유저는 “올라갈 차트면 매수 거래량을 끌어오기 위해 일론 머스크가 트윗을 올려 개미 투자자들을 모은다”며 “올라갈 타이밍에 맞춰 수익을 보려는 속셈 아니냐”고 분석했다.
25일 현재(기사 작성 기준)까지도 일론 머스크의 트윗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약발이 떨어졌는지 더이상 시장은 그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래도 그의 발언으로 시장이 움직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투자자들의 일부는 머스크의 트윗을 보고 매수매도를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약 1년 반의 짧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에 대한 태도를 수차례를 바꿔온 그의 발언이 기술적 지표 및 여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보다 믿을 한 것인지, 암호화폐라는 가치를 믿는지? 믿지 않는지, 투자자들에게 묻고 싶다.
(해당 기사는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투자는 본인의 몫입니다. 신중한 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더욱 다양한 정보 및 방송 관련 소식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