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및 주식 열풍으로, 투자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비트코인과 주식 투자 중독 상담을 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도박문제센터)’가 한겨레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월 사이 비트코인과 주식투자 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상담한 건수가 1,3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담 건수(659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문제센터는 주로 카지노, 경마, 온라인 배팅 등 도박 중독문제를 상담하지만, 최근 주식과 비트코인 중독을 호소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251건이었던 주식·코인 중독 상담 건수는 2019년 3,540건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지난해는 5,523건이었는데 올해 1~3월 증가 추세를 보면 더욱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에 뛰어들지 않으면 자산 증식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상실 공포(FOMO)’ 등이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부추기고, 더 나아가 중독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학과 전문의들은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등락 폭이 큰 암호화폐 투자가 중독에 더욱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상담자 중에는 △평일에는 퇴근하고 2시간, 주말에는 4시간 정도 코인과 관련된 정보를 찾고 거래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31살 회사원 장아무개씨) △코인 투자를 시작한 뒤 잠드는 시간이 더 늦어져 건강이 안 좋아진 것 같다(31살 대학원생 박아무개씨) 등의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위 사례처럼 암호화폐 투자 과정에서 일상이 바뀌는 현상을 지적하며, 이러한 변화가 과몰입에 빠지는 전 단계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비트코인이 5,300만 원으로 폭락했던 2월 말부터는 거의 매일 평균적으로 두 명의 환자가 비트코인 중독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라며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뇌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고 중독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안상일 도박문제센터 예방 팀장은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빚을 많이 내거나, 영끌을 하는 게 위험하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라며 “투자로 인해 학업, 직업, 대인관계 등이 어려울 정도가 되면 익명으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1336 센터’로 연락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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